대법원 2017. 3. 16. 선고 2015다3570 판결
[관리비]〈집합건물의 입주자대표회의가 공용부분의 변경업무 처리에 따른 비용을 청구할 당사자적격이 있는지가 문제된 사건〉[공2017상,756]
【판시사항】
[1] 소액사건에 관하여 상고이유로 할 수 있는 ‘대법원의 판례에 상반되는 판단을 한 때’의 요건을 갖추지 않았지만 대법원이 실체법 해석적용의 잘못에 관하여 직권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경우
[2] 집합건물의 구분소유자 및 의결권의 각 5분의 4 이상이 공용부분 변경에 해당하는 공사에 동의한다는 내용의 서면동의서를 입주자대표회의 앞으로 제출하고 이에 따라 입주자대표회의가 업무를 처리한 경우, 집합건물의 관리단이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41조 제1항에서 정한 구분소유자들의 서면동의로써 입주자대표회의에 공용부분 변경에 관한 업무를 포괄적으로 위임한 것으로 보아야 하는지 여부(적극)
[3]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15조 제1항에서 정한 특별결의나 같은 법 제41조 제1항에서 정한 서면이나 전자적 방법 등에 의한 합의의 방법으로 집합건물의 관리단으로부터 공용부분 변경에 관한 업무를 위임받은 입주자대표회의가 구분소유자들을 상대로 자기 이름으로 소를 제기하여 공용부분 변경에 따른 비용을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판결요지】
[1] 소액사건에서 구체적 사건에 적용할 법령의 해석에 관한 대법원판례가 아직 없는 상황에서 같은 법령의 해석이 쟁점으로 되어 있는 다수의 소액사건들이 하급심에 계속되어 있을 뿐 아니라 재판부에 따라 엇갈리는 판단을 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는 경우, 소액사건이라는 이유로 대법원이 법령의 해석에 관하여 판단을 하지 아니한 채 사건을 종결하고 만다면 국민생활의 법적 안전성을 해칠 것이 우려되므로, 이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액사건에 관하여 상고이유로 할 수 있는 ‘대법원의 판례에 상반되는 판단을 한 때’의 요건을 갖추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법령해석의 통일이라는 대법원의 본질적 기능을 수행하는 차원에서 실체법 해석적용의 잘못에 관하여 판단할 수 있다.
[2] 집합건물의 공용부분 변경에 관한 업무는 구분소유자 전원으로 법률상 당연하게 성립하는 관리단에 귀속되고, 변경에 관한 사항은 관리단집회에서의 구분소유자 및 의결권의 각 4분의 3 이상의 결의[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집합건물법’이라 한다) 제15조 제1항] 또는 구분소유자 및 의결권의 각 5분의 4 이상의 서면이나 전자적 방법 등에 의한 합의(집합건물법 제41조 제1항)로써 결정하는 것이므로, 집합건물의 관리단은 위와 같은 방법에 의한 결정으로 구분소유자들의 비용 부담 아래 공용부분 변경에 관한 업무를 직접 수행할 수 있음은 물론, 타인에게 위임하여 처리할 수 있고, 집합건물이 일정 규모 이상의 공동주택에 해당하여 입주자대표회의가 구성되어 있는 경우라면 입주자대표회의에 위임하여 처리할 수도 있다.
따라서 집합건물의 구분소유자 및 의결권의 각 5분의 4 이상이 난방방식의 변경과 같이 공용부분 변경에 해당하는 공사에 동의한다는 내용의 서면동의서를 입주자대표회의 앞으로 제출하고 이에 따라 입주자대표회의가 업무를 처리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집합건물의 관리단이 집합건물법 제41조 제1항에서 정한 구분소유자들의 서면동의로써 입주자대표회의에 공용부분 변경에 관한 업무를 포괄적으로 위임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3] 집합건물의 관리단이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집합건물법’이라 한다) 제15조 제1항에서 정한 특별결의나 집합건물법 제41조 제1항에서 정한 서면이나 전자적 방법 등에 의한 합의의 방법으로 입주자대표회의에 공용부분 변경에 관한 업무를 포괄적으로 위임한 경우에는, 공용부분 변경에 관한 업무처리로 인하여 발생하는 비용을 최종적으로 부담하는 사람이 구분소유자들이라는 점을 고려해 보면 통상적으로 비용에 관한 재판상 또는 재판외 청구를 할 수 있는 권한도 함께 수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경우 입주자대표회의가 공용부분 변경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체납된 비용을 추심하기 위하여 직접 자기 이름으로 비용에 관한 재판상 청구를 하는 것은 임의적 소송신탁에 해당한다.
임의적 소송신탁은 원칙적으로는 허용되지 않지만, 민사소송법 제87조에서 정한 변호사대리의 원칙이나 신탁법 제6조에서 정한 소송신탁의 금지 등을 회피하기 위한 탈법적인 것이 아니고, 이를 인정할 합리적인 이유와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제한적으로 허용될 수 있다.
그런데 구분소유자들의 비용 부담 아래 구분소유자들로 구성되는 집합건물의 관리단이 입주자대표회의에 위임하여 공용부분 변경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데에는 합리적인 이유와 필요가 있고, 그러한 업무처리방식이 일반적인 거래현실이며, 공용부분 변경에 따른 비용의 징수는 업무수행에 당연히 수반되는 필수적인 요소이고, 공동주택에 대해서는 주택관리업자에게 관리업무를 위임하고 주택관리업자가 관리비에 관한 재판상 청구를 할 수 있는 것이 법률의 규정에 의하여 인정되고 있다[구 주택법(2015. 8. 11. 법률 제1347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3조 제2항, 제5항, 제45조 제1항].
이러한 점 등을 고려해 보면, 집합건물법 제15조 제1항에서 정한 특별결의나 집합건물법 제41조 제1항에서 정한 서면이나 전자적 방법 등에 의한 합의의 방법으로 집합건물의 관리단으로부터 공용부분 변경에 관한 업무를 위임받은 입주자대표회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구분소유자들을 상대로 자기 이름으로 소를 제기하여 공용부분 변경에 따른 비용을 청구할 권한이 있다.
【참조조문】
[1] 소액사건심판법 제3조 제2호 [2]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15조 제1항, 제41조 제1항 [3]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15조 제1항, 제17조, 제41조 제1항, 민사소송법 제87조, 신탁법 제6조, 구 주택법(2015. 8. 11. 법률 제1347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3조 제2항(현행 공동주택관리법 제5조 제1항 참조), 제5항(현행 공동주택관리법 제12조 참조), 제45조 제1항(현행 공동주택관리법 제23조 제1항 참조)
【참조판례】
[1] 대법원 2004. 8. 20. 선고 2003다1878 판결(공2004하, 1571)
대법원 2015. 3. 26. 선고 2012다48824 판결
[3] 대법원 2012. 5. 10. 선고 2010다87474 판결(공2012상, 977)
대법원 2016. 12. 15. 선고 2014다87885, 87892 판결(공2017상, 85)
【전 문】
【원고, 상고인】월피 한양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온누리 담당변호사 양진영 외 4인)
【피고, 피상고인】피고
【원심판결】수원지법 2014. 12. 19. 선고 2013나44529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소액사건에 있어서 구체적 사건에 적용할 법령의 해석에 관한 대법원판례가 아직 없는 상황에서 같은 법령의 해석이 쟁점으로 되어 있는 다수의 소액사건들이 하급심에 계속되어 있을 뿐 아니라 재판부에 따라 엇갈리는 판단을 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는 경우, 소액사건이라는 이유로 대법원이 그 법령의 해석에 관하여 판단을 하지 아니한 채 사건을 종결하고 만다면 국민생활의 법적 안전성을 해칠 것이 우려된다고 할 것인바, 이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액사건에 관하여 상고이유로 할 수 있는 ‘대법원의 판례에 상반되는 판단을 한 때’의 요건을 갖추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법령해석의 통일이라는 대법원의 본질적 기능을 수행하는 차원에서 실체법 해석적용에 있어서의 잘못에 관하여 판단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4. 8. 20. 선고 2003다1878 판결, 대법원 2015. 3. 26. 선고 2012다48824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는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집합건물법’이라 한다) 제15조 제1항 또는 제41조 제1항에 따른 구분소유자들의 특별결의가 있는 경우에 집합건물의 일종인 일정 규모 이상 공동주택의 입주자대표회의가 공용부분 변경에 관한 업무를 처리할 권한 및 구분소유자들에게 그 업무처리로 인한 비용을 청구할 권한을 가지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그런데 이에 관하여 대법원판례가 없고, 하급심의 판단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므로, 법령해석의 통일을 위하여 위 법률 조항의 해석 및 적용에 관하여 판단한다.
2. 가. 집합건물의 공용부분 변경에 관한 업무는 구분소유자 전원으로 법률상 당연하게 성립하는 관리단에 귀속되고, 그 변경에 관한 사항은 관리단집회에서의 구분소유자 및 의결권의 각 4분의 3 이상의 결의(집합건물법 제15조 제1항) 또는 구분소유자 및 의결권의 각 5분의 4 이상의 서면이나 전자적 방법 등에 의한 합의(집합건물법 제41조 제1항)로써 결정하는 것이므로, 집합건물의 관리단은 위와 같은 방법에 의한 결정으로 구분소유자들의 비용 부담 아래 공용부분 변경에 관한 업무를 직접 수행할 수 있음은 물론, 타인에게 위임하여 처리할 수 있고, 집합건물이 일정 규모 이상의 공동주택에 해당하여 입주자대표회의가 구성되어 있는 경우라면 그 입주자대표회의에 위임하여 처리할 수도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집합건물의 구분소유자 및 의결권의 각 5분의 4 이상이 난방방식의 변경과 같이 공용부분 변경에 해당하는 공사에 동의한다는 내용의 서면동의서를 입주자대표회의 앞으로 제출하고 이에 따라 입주자대표회의가 그 업무를 처리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집합건물의 관리단이 집합건물법 제41조 제1항에서 정한 구분소유자들의 서면동의로써 입주자대표회의에 그 공용부분 변경에 관한 업무를 포괄적으로 위임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나. 집합건물의 관리단이 집합건물법 제15조 제1항에서 정한 특별결의나 집합건물법 제41조 제1항에서 정한 서면이나 전자적 방법 등에 의한 합의의 방법으로 입주자대표회의에 공용부분 변경에 관한 업무를 포괄적으로 위임한 경우에는, 공용부분 변경에 관한 업무처리로 인하여 발생하는 비용을 최종적으로 부담하는 사람이 구분소유자들이라는 점을 고려해 보면 통상적으로 그 비용에 관한 재판상 또는 재판외 청구를 할 수 있는 권한도 함께 수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경우 입주자대표회의가 공용부분 변경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체납된 비용을 추심하기 위하여 직접 자기 이름으로 그 비용에 관한 재판상 청구를 하는 것은 임의적 소송신탁에 해당한다.
임의적 소송신탁은 원칙적으로는 허용되지 않지만, 민사소송법 제87조에서 정한 변호사대리의 원칙이나 신탁법 제6조에서 정한 소송신탁의 금지 등을 회피하기 위한 탈법적인 것이 아니고, 이를 인정할 합리적인 이유와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제한적으로 허용될 수 있다(대법원 2012. 5. 10. 선고 2010다87474 판결, 대법원 2016. 12. 15. 선고 2014다87885, 87892 판결 등 참조).
그런데 구분소유자들의 비용 부담 아래 그 구분소유자들로 구성되는 집합건물의 관리단이 입주자대표회의에 위임하여 공용부분 변경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데에는 합리적인 이유와 필요가 있고, 그러한 업무처리방식이 일반적인 거래현실이며, 공용부분 변경에 따른 비용의 징수는 그 업무수행에 당연히 수반되는 필수적인 요소라고 할 것이고, 공동주택에 대해서는 주택관리업자에게 관리업무를 위임하고 주택관리업자가 관리비에 관한 재판상 청구를 할 수 있는 것이 법률의 규정에 의하여 인정되고 있다[구 주택법(2015. 8. 11. 법률 제1347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3조 제2항, 제5항, 제45조 제1항].
이러한 점 등을 고려해 보면, 집합건물법 제15조 제1항에서 정한 특별결의나 집합건물법 제41조 제1항에서 정한 서면이나 전자적 방법 등에 의한 합의의 방법으로 집합건물의 관리단으로부터 공용부분 변경에 관한 업무를 위임받은 입주자대표회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구분소유자들을 상대로 자기 이름으로 소를 제기하여 공용부분 변경에 따른 비용을 청구할 권한이 있다고 할 것이다.
3. 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난방방식 변경공사는 공용부분의 변경에 관한 사항에 해당하므로 구분소유자 및 의결권의 각 4분의 3 이상의 결의가 있거나 구분소유자 및 의결권의 각 5분의 4 이상의 서면에 의한 합의를 통해 이 사건 아파트 관리단의 결의로써 결정하여야 하는 사항이라고 한 다음, 원고는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로서 구분소유자 전원으로 당연설립되는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단과는 구별되고 달리 원고가 위 관리단으로부터 이 사건 분담금(이 사건 난방방식 변경공사대금을 각 세대의 면적비율에 따라 나눈 금액) 채권을 양수하였다는 점에 대한 아무런 주장·입증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피고가 원고에게 위 분담금을 변제할 의무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나.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① 원고는 이 사건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의로서 2008. 6.경 이 사건 아파트의 난방방식을 개별난방에서 지역난방으로 전환하는 것에 대하여 1,362세대 중 957세대(70.26%) 구분소유자들의 동의를 받은 사실, ② 원고는 2008. 6. 27. 주식회사 신일공영(이하 ‘신일공영’이라고만 한다)과 공사대금을 57억 5,000만 원으로 정하여 이 사건 난방방식 변경공사계약을 체결한 사실, ③ 원고는 신일공영이 이 사건 난방방식 변경공사를 완공하자 그 공사대금을 전액 지급한 다음, 이 사건 난방방식 변경공사대금을 각 세대의 면적비율에 따라 나눈 이 사건 분담금을 구분소유자들에게 부과하기로 결의하였고, 피고를 제외한 모든 구분소유자들이 위 분담금을 원고에게 납부해 온 사실, ④ 이 사건 난방방식 변경공사가 완공된 다음 이 사건 아파트의 구분소유자 및 의결권의 각 5분의 4 이상이 원고에게 이 사건 난방방식 변경공사에 동의한다는 내용의 서면동의서를 다시 제출한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가 당초 이 사건 아파트의 구분소유자 3분의 2 이상의 동의만을 받아 이 사건 난방방식 변경공사를 진행하기는 하였으나, 사후적으로 구분소유자 및 의결권의 각 5분의 4 이상으로부터 이 사건 난방방식 변경공사에 동의한다는 내용의 서면동의서를 제출받았고, 또한 피고를 제외한 구분소유자들로부터 이 사건 분담금을 지급받은 점 등을 고려할 때, 원고는 공용부분의 변경에 해당하는 이 사건 난방방식 변경공사에 동의하는 구분소유자 5분의 4 이상의 서면합의로써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단으로부터 이 사건 난방방식 변경공사에 관한 업무를 포괄적으로 위임받았고, 위와 같은 위임에는 그 공사로 인하여 발생한 이 사건 분담금에 관한 소송수행권까지 부여받은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그리고 이러한 임의적 소송신탁은 변호사대리의 원칙이나 신탁법상 소송신탁의 금지를 회피할 염려가 없고 이를 인정할 합리적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므로, 원고는 구분소유자인 피고를 상대로 미납된 이 사건 분담금을 재판상 청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와 달리, 원고가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단과 다르다는 점에만 주목하여 원고가 위 관리단으로부터 이 사건 분담금 채권을 양수하여야만 피고에게 이를 청구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집합건물의 공용부분 변경에 관한 업무처리 및 그 비용청구 권한의 귀속 등과 관련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4.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